한샘이 삼성전자와 협력한 ‘스마트 패키지’ (제공=한샘)[이데일리 강경래 기자] 날씨가 더워지면서 요즘은 뜸해졌습니다만, 아파트에 사시는 분들. 올해 봄, 그리고 지난해 가을에 공지 많이 보셨을 겁니다. 1층 로비 게시판에 공사 안내문이 붙지 않는 날이 거의 없을 정도였을 텐데요. 한두집 인테리어 수리를 마치면 또 한두집이 인테리어 수리에 들어가는 등 인테리어 공사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올가을에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질텐데요. 그만큼 집을 고쳐 쓰려는 수요가 늘고 있고, 이에 따라 인테리어 업체들이 때아닌 호황을 누리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오늘 이 시간에는 집수리 수요 증가에 따른 인테리어 업체들의 수혜를 다뤄볼까 합니다.인테리어 수요가 증가하게 된 이유로 크게 두 가지를 꼽을 수 있습니다. 우선 현 정부 들어 부쩍 늘어난 부동산 규제입니다. 현 정부는 지난 4년 동안 총 25차례에 걸쳐 부동산 대책을 내놨는데요. 이 과정에서 결국 집값은 잡지 못하고, 규제만 늘어나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재건축은 옥죄고 실거주 요건은 강화하면서 결국 집을 팔기도 사기도 쉽지 않은 것이죠. 이럴 바엔 차라리 낡은 집이라도 고쳐서 살자는 심리가 발생한 것입니다.부동산 규제·코로나 영향에 인테리어 수요 증가또 한 가지 이유는 코로나19 장기화입니다. ‘코로나 팬데믹’ 상황이 예상을 뛰어넘어 1년 반째 이어지면서 일도 집에서 하는 재택근무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여기에 외식과 여행을 자제하고 집에 머무는 이른바 ‘집콕’도 이어지면서, 집안을 최대한 편리하고 편안한 공간으로 만들려는 수요가 증가한 것이죠. 이런 이유로 인테리어를 찾는 수요 역시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이렇듯 인테리어 수요 증가는 인테리어 업체들 실적 증가로 이어지는데요. 우선 국내 인테리어 업계 1위인 한샘은 지난해 3년 만에 매출액 2조원대를 회복했습니다. 지난해 매출액은 2조 674억원이었는데요. 이는 2017년에 기록한 2조 625억원을 살짝 뛰어넘는 사상 최대 실적이었습니다. 이러한 흐름은 올해 들어서도 이어집니다. 한샘은 올해 1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보다 12.3% 늘어난 5531억원이었습니다. 한화투자증권은 올해 한샘이 전년보다 15.9% 늘어난 2조 3970억원 매출액을 올릴 것으로 예상했습니다.한샘과 함께 국내 인테리어 업계 양강 구도를 형성하는 LG하우시스 역시 올해 들어 실적 상승세를 이어갔습니다. LG하우시스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6.9% 늘어난 7738억원이었습니다. 특히 적자를 이어가는 자동차소재부문을 제외하고, 인테리어를 포함한 건자재부문 매출액은 같은 기간 10.9% 증가하면서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였습니다. 참고로 LG하우시스는 LX그룹에 편입되면서 7월부로 이름을 ‘LX하우시스’로 변경합니다.인테리어 브랜드 ‘홈씨씨’를 운영하는 KCC글라스 역시 올해 1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보다 71.1% 늘어난 2822억원이었습니다. 인테리어뿐 아니라 가구업체들의 실적 상승세 역시 눈에 띄는데요. 국내 침대 업계 1위 에이스침대는 같은 기간 매출액이 21.6% 증가한 809억원이었습니다.코로나 이후에도 인테리어 지속 성장 예상이렇듯 인테리어 업체들이 ‘집콕’ 등 특수한 상황이 있어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이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코로나 팬데믹 이후에도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인데요. 실제로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인테리어를 포함한 국내 리모델링 시장 규모가 지난해 30조원에서 10년 뒤인 2030년에는 44조원으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인테리어 산업이 코로나 팬데믹 이후에도 성장할 것으로 보는 이유 중 하나는 1인 가구 증가입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총 2089만 가구 중 1인 가구는 614만 8000가구로 비중이 30.2%에 달했습니다. 지난 2000년 당시 전체 가구 중 15.5%에 불과했던 1인 가구 비중이 매년 높아지면서 지난해 30%마저 넘어선 것이죠. 1인 가구가 증가한다는 것은 앞으로 전체 인구 수가 줄더라도 가구 수는 유지되거나 오히려 늘어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이는 인테리어 수요 역시 증가할 수 있음을 방증하는 대목이죠.또 한 가지는 ‘MZ세대’입니다. 지난 시간에도 말씀드렸듯이 1981년 이후 출생한 MZ세대는 모바일 등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고 최신 트렌드에 민감하며, 남과 다른 이색적인 경험을 추구합니다. 이로 인해 집안 인테리어 역시 취향대로 하려는 경향이 있구요. 이렇듯 인테리어 산업이 코로나19로 인한 ‘반짝’ 호황이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계속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최근 가전 등 다른 업종과 협력하거나 서비스를 개선하려는 사례도 이어집니다.한샘이 삼성전자와 협력한 것이 대표적입니다. 한샘은 최근 자사 인테리어와 함께 삼성전자 가전을 한 번에 시공할 수 있는 ‘리하우스 패키지’ 상품을 출시했는데요. 한샘 인테리어 전문가가 리모델링을 계획 중인 집을 설계할 때, 삼성전자 가전도 패키지로 제한하는 방식입니다. 이를 통해 건자재와 가구, 가전을 맞춤 설계해 조화로운 디자인 공간을 꾸밀 수 있습니다.앞서 LG하우시스는 LG전자와 협업을 했죠. 여러분께서 LG전자 가전을 판매하는 LG베스트샵을 방문하면 인테리어 상담부터 디자인 제안, 시공업체 연결까지 해주는 ‘LG Z:IN(지인)’ 인테리어 매장을 볼 수 있을 겁니다. 여기에 주방과 욕실 등 일부만 공사할 경우에 공사비용 부담과 기간을 크게 단축할 수 있는 ‘원데이 시공’ 상품도 인테리어 업체들이 잇달아 도입하고 있습니다.